89일의 유럽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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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게 남는 것이다!

[드레스덴맛집]리틀인디아 - Little India

MilkNHoney 2018. 7. 9. 05:34

드레스덴은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는데 구시가지는 다들 잘 아는 츠빙거 궁정 & 성모성당(프라우엔 키르헤) 등 전통적인 유럽풍 양식의 건물들이 즐비한 곳이다. 신시가지는 구시가지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는데 굳이 한국의 장소로 비유해서 말하자면 젊은 홍대 같은 분위기?


드레스덴에서 머물던 숙소가 구시가지와 매우 가까워서 거의 매일같이 걸어서 드나들고 구시가지의 만족도가 높다 보니, 굳이 신시가지를 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도 안 되고, 구시가보다 멀고;;;


그러다가, 천국의 문(http://89days.tistory.com/14)을 갈 때 사둔 1일권이 무색하게 중간의 모든 일정을 때려치우는 바람에(?) 갑자기 괜한 걸 끊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문득 '음? 이거 모든 버스랑 트램이 다 통용되니 저녁은 그냥 신시가지 가서 먹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실행에 옮겼다. 


신시가지는 정말 말 그대로 힙했다. 각종 팬시샵과 그라피티가 가득했고, 신기한 건물 외관들이 시선을 끌었다. 너무 힙해서 거리 곳곳에는 물담배 피고 몸 여기저기 문신하고 구멍을 뚫은 젊은이들이 잔뜩 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별로 쫄지 않았을 텐데 나이 먹고 괜히 소심 병에 걸려서 괜스레 그런 젊은이들과 눈을 맞추지 않으려고 땅만 보고 걸었던 것 같다. (...)


아.무.튼

분위기가 매우 낯설고 개인적으론 나름 좀 쫄았지만, 생각보다 무서운 곳은 아니니 드레스덴 가신 분은 구시가지에만 머물지 말고 신시가지의 힙함도 한번 경험해 보고 오시길 추천한다. 이곳에서 과연 무얼 먹으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구시가지에는 없는 이색음식을 먹고 싶어서 검색한 끝에 '리틀 인디아'라는 인도 현지인이 운영하는 카레 집을 방문하였다. 구글 평점 4.6에 달하는 맛집 답게 저녁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 갔는데도 사람이 꽉 차 있었다. 너무 배고팠던 나와 동행은 다른 곳으로 가려고 발길을 돌렸으나, 결국 30분 후에 고소하고 맛난 카레 향에 이끌려 다시 이곳을 방문하였다. 



트립어드바이저의 인증을 받은 가게는 웬만하면 친절하고 맛나고 좋은 분위기였던 것 같다. 이제까지 갔었던 모든(아니 모두는 아니었다- _-;;)레스토랑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독일어로 잔뜩 쓰여 있었지만, 평소에 한국에서도 네팔, 인도 카레를 즐겨 먹었던 나와 동행은 거의 모든 메뉴명이 낯설지 않았다. 그 중에서 우리가 젤 좋아하는 시금치 카레 팔락 파니르와 모든 인도 카레 집의 전형적인 메뉴라 할 수 있는 버터치킨 카레를 주문하였다. 그리고 항생제 투혼으로 유제품을 먹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이 가게의 분위기와 메뉴가 도저히 차이를 먹지 않을 수 없어서 마살라 차이 티도 함께 주문했다. (그리고 정말 맛만 보았지 ㅠㅠ) 놀랍게도 메뉴는 모두 밥과 난이 포함이었다. 여자 둘이서 먹기에는 꽤 양이 많았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서양인 여성 두 분이 우리와 같은 메뉴를 시키고 추가로 다른 메뉴도 시키는 것을 보면서 저들의 위장과 우리의 위장이 다름을 새삼 깨달았다. 사실 유럽 와서 거의 모든 메뉴가 양이 많긴 했다.


그래도 간만의 아시아 음식! 그것도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카레! 심지어 맛도 너무나 훌륭해서(중요!!) 허리띠를 풀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계속 먹었던 것 같다. 느끼한 유럽음식에 질릴 때 쯤 한 번씩 와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 레스토랑의 내부는 동서양의 훌륭한 퓨전분위기를 풍기고 있고, 맛은 현지인이 하는 곳이라 그런지 네팔에서 먹었던 카레 맛을 생각나게 했다. 보통은 음식점 잘 추천을 하지 않는데 이 때 먹은 카레는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간혹 생각이 난다.



신나게 먹고 나오니 이미 노을이 지는 저녁! 유럽은 해가 길어 9시 반이 지나도 환해서 야경을 본격적으로 즐길 일이 별로 없었는데 신시가지까지 와서 늦게까지(?) 저녁식사를 한 덕분에 이날 드레스덴 야경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야경에 관한 포스팅은 다음 시간에!



우리가 간 리틀인디아 위치는 바로 이 곳!


Little India

http://www.littleindia-dresd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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