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의 유럽 여행기
유럽의 아이스 커피는 아이스 커피가 아니다. 본문
[독일편]
일전에 독일에서는 아이스 커피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썼는데(http://89days.tistory.com/2) 이 카페 이후로 아이스 커피는 오직 스타벅스에서만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유럽에서 커피를 차게 마시는 것은 매우 보기 힘든 일이며, 차가운 음료는 거의 음료수 혹은 제조된 스무디 등이 대다수였다. 다양한 커피메뉴를 맛봐서 좋긴 했지만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없는 것은 매우 가혹했다. 특히 독일은 에어컨 설치가 된 매장을 거의 찾을 수 없으니, 이열치열이라고 아이스 메뉴가 없다면,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여름의 유럽을 만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유럽은 한국만큼 습하지 않아서 그늘에 들어가 있으면 시원하니까.
독일의 베스트 커피숍으로 유명한 The Barn카페에서 마신 Cortado.
코르타도는 첨 들어본 메뉴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다행히 이 카페 스탭은 영어가 유창해서 알아듣기 쉬웠다-라떼와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라떼보다는 에스프레소의 향과 맛을 좀 더 진하게 느껴볼 수 있는 메뉴라 했다. 사진은 크게 보이지만, 잔이 매우 작아서 양이 조금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The Barn 카페의 에티오피아 드립커피.
동행이 마신 에티오피아 원두(원두선택 가능) 드립커피. 바리스타 말로는 이 커피는 온도를 조금 낮춰서 먹어야 좀 더 깊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하였는데 정말 그 말 그대로 조금씩 따라 먹으며 온도를 낮췄더니 뜨거울 때 먹을 때와는 다른 맛이 느껴져서 놀랐던 기억이 난다. (괜히 바리스타가 아니었구만~)
다양한 메뉴를 맛보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독일에서는 ' Cafe Cream'이 아메리카노에 흡사한 커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커피숍에 따라 메뉴 표기가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Filter Coffee 혹은 Kaffee 그리고 Cafe Cream이라는 메뉴가 있다면 이것이 바로 아메리카노와 유사한 메뉴이다.
전철역 안에 있는 빵집에서 먹은 아메리카노.
이것이 바로 스타벅스의 Filter Coffee되시겠다. 아 그리운 맛.
여행중간에 진드기에 물려 병원까지 가서 항생제 처방을 받은 필자는(...) 이 이후로 당분간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는데 그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디카페인 카페! 보통은 디카페인 카페를 취급하지는 않으나, 로스터리 커피숍이나 전문 커피숍 등은 추가요금을 받고 디카페인 원두로 바꿔주거나 메뉴에 아예 디카페인이 보인다.
카페 네로의 커피메뉴판. 맨 마지막의 enkoffeinierter Kaffee가 디카페인 카페라는 소리다.
[체코편]
커피를 못 먹는 나에게 주어진 가혹한 시련이 계속 되는 곳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각종 티를 섭렵했다. 유럽은 티를 시키면 레몬 혹은 벌꿀 등을 곁들여서 주므로 취향에 따라서 다양하게 맛보자. 외국인이 자주 가는 커피숍 등에는 아메리카노 메뉴가 있었다. 독일보다는 아메리카노 메뉴가 보이는 곳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프라하의 도서관카페에서 마신 민트티. 사진과 달리 민트의 양이 정말 엄청나서 흡족했던 기억이 난다.
[헝가리편]
내 사랑 카페 프레이. 가격도 싸고 디카페인 원두로도 무료로 바꿔주고, 아메리카노를 비롯한 다양한 커피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다. 양이 적지만 가격이 싸니, 양이 적다 싶을 땐 두 잔 마시자.
프라페 메뉴와 오렌지 카페모카. 차가운메뉴라서 시켜봤는데 둘다 미지근했다.
헝가리에서는 항생제로 인한 카페인 제한이 드디어 풀려서 다양한 커피를 맛보았다. 유대인 회당 구경하러 갔을 때 바로 앞에 있던 Sock's Coffee의 커피도 그 중 하나. 우리는 양말커피라고 불렀는데, 이곳은 글루텐프리, 락토프리, 슈가프리 등, 여러가지 알레르기로 커피와 디저트를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메뉴가 있어서 좋았다.
Sock's Coffee의 플랫화이트.
헝가리에서는 모든 메뉴가 다 입맛에 맞고 맛있어서 과식을 했는데(...) 그 탓에 양 많은 아메리카노와 라떼 류 보다는 카페인도 충족이 되고 양이 적은 에스프레소 메뉴를 선호하게 되어서 다양한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된다. 하지만 이런 곳들도 기본 적으로 아메리카노 메뉴가 독일보다는 잘 갖춰져 있었다.
헝가리에서는 한달살기를 한 탓에 시간이 많아 근교를 여행하게 되었는데, 센텐데레에서 만난 이 메뉴로 인해 우리는 여러모로 혼란에 빠지게 된다. 헝가리어 메뉴판을 보고 구글번역을 돌렸더니 '아이스 커피'라고 나왔다. 직원도 영어를 잘 못하긴 했지만 우리가 몇번이나 아이스 커피 맞냐고 물어보고 맞다고 해서 시켰는데...
나온 커피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스 커피와 많이 달랐다. 알고보니 아이스 커피(Iced coffee)가 아니라 이름 그대로 아이스 커피(Ice cream+coffee) 였다. 아이스크림 위에 에스프레소 원액을 부은 메뉴. 아이스크림의 양이 많아 커피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 포스팅을 작성하게 한 주범. 유럽의 아이스 커피는 아이스크림 커피다. 주의하자.
한국의 커피 물가보다는 확실히 싼 유럽 커피들. 다만 싼 만큼 양도 적으니 가격으로는 어디가 낫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국에서 자주 먹던 아메리카노 메뉴를 찾아 볼 수 없어 불편하긴 했지만, 아메리카노 외의 다른 메뉴를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하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그래도 정말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커피가 없으면 안되는 사람들은 유럽에서 이 두가지 메뉴를 주문할 때는(특히 독일)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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