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의 유럽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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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게 남는 것이다!

이상한 베를린의 그리스 식당

MilkNHoney 2018. 6. 14. 03:09

베를린 에어비엔비 숙소 근처에 현지인이 자주 가는 식당이 여럿 있었다. 그중 이 식당 앞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식당 안밖으로 사람들이 많았고 시끌벅쩍했다. 여긴 무슨 식당이지? 하고 이름을 봤더니 읽을 수가 없었다. 여러가지 힌트로 여기가 어떤 식당인지 알 수 있었다. 식당 간판과 인테리어, 창문, 메뉴판 여기저기 곳곳에서 그리스 신화, 철학, 역사 냄새가 뿜뿜..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아.. 여기 그리스 식당이었구나.. 


몇가지 힌트를 보자면..


1. 브랜딩된 간판 

그리스어라니..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 4줄중 어떤게 식당 이름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하게 글자 폰트와 신전 기둥으로 추측되는 그림, 그리고 쨍한 파란색만로도 여기가 그리스 식당 아닐까?? 라는 아주 추측을 할 수 있었다.


2. 이상한 메뉴판

식당 밖에 걸린 메뉴판, 메뉴판이 무려 액자처럼 갇혀져 있다. 그리고 메뉴판에는 글자는 전혀 모르겠지만 뭔가 그리스 문화와 관련된 듯한 명화 그림이 있었다. 뭐야.. 여기.. 메뉴판에 그리스 명화가 그려져 있어!!



3. 식당 창문에 붙여진 그리스어와 인물

식당 문도 소크라테스인가? 철학자로 보이는 아저씨가 그려져 있고 창문에도 그리스틱한 포스를 풍기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데코되어 있다.(저 인물의 정체는 뭘까나..) 영업시간은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점심 따윈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접 가봤다. 저 그리스 식당은 맛있을까? 어떤 분위기 일까?



식당에 들어가니 할머니 한분이 우리에게 자리를 안내해주셨다. 식당 내부는 이뻤다. 꽃도, 조명도, 테이블도, 테이블간의 간격도 엄청 가정적인 분위기였다. 주변에는 가족 모임이나 동호회 모임, 친구로 보여지는 손님들이 테이블 마다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뭔가 다 그리스어!! 다행이 이쁘고 섹시한 점원 언니께서 영어 메뉴판을 주셨다. (이 언니는 계산하고 나갈 때 친철하게 그리스 술이라며 한잔 주셨다. 알콜 강한 독주였는데 마셨더니 느끼함이 싹 가시며 소화가 단번에 된 느낌, 이언니의 정체는 뭘까? 할머니의 손녀일까? 이목구비 뚜렷했던 이쁜 언니 언니)


갖다주신 메뉴판을 보고 뜨악..영어 메뉴판에도 아폴로 신전 사진과 설명글이 영어로 번역되어 있었다.... (주인장의 그리스 부심이란... 그런데..그런데 아폴로 신전과 스프, 애피타이저는 무슨 관계지?) 


스프, 애피타이저는 됐고 메인 메뉴를 찾아 다음장을 넘겨 보았다. 엥? 이번엔 설명이 없는 명화 사진과 그리스 정치인, 군인으로 추정되는 인물 스케치가??? (근데...해산물 요리와 오믈렛은 저 그림과 무슨 관계???? 나만 모르는건가.. ?  궁금하다. 궁금해..)


본격적으로 시킨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 나온 샐러드! 맛있다. 상큼하다. 싱싱하다. 주시자마자 후다닥 접시를 비웠다.

메인 메뉴였던 생선과 슈니첼 (참고로 슈니첼은 오스트리아식 커틀릿인데 일본이 커틀릿 발음이 안되어 가스라고 불려 돈가스가 되었다고.. 진짜다!)

둘다 맛있었다. 양도 많고 삶은 감자도 튀긴 감자도 다 맛있었다.





먹고 배부르게 계산하고 나왔다. 

오늘도 만족한 저녁이었어. 



(보너스) 그리스 식당 냅킨의 모습. 간단한 그리스어 기본회화를 독어로 써놨다. 보고 빵 터진 냅킨. 기념으로 하나 챙겨왔다.  흐흐



혹시라도 가보고 싶은 분을 위해 식당 이름과 주소를 공개한다.

Taverna Amphipol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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