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의 유럽 여행기
[베를린]노이에 바헤(Neue Wache) 본문
베를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1. 베를린장벽 2. 유대인박물관 3. 노이에 바헤 이다. 불행히도 세 개 모두 그리 밝지 않은 역사를 가진 내용이다 보니 무엇을 먼저 써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었다. 사실 노이에 바헤는 일정 중에 없었다. 이전 글에서 말하지 않았는가... 나는 '베를린장벽'만 보면 됐노라고...(...)
베를린 장벽을 보고 그 감상을 개인 SNS에 풀어놓았다. 그랬더니 이미 베를린을 거쳐 간 나의 지인이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달았다.
'노이에 바헤? 뭐지?'
이 댓글을 계기로 폭풍 검색질을 시작했고, 우리가 가려던 관광지랑 별로 멀지 않아서 한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리고, 찾아간 후의 감상은 '여기를 가지 않았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라는 느낌이었다.
노이에 바헤는 독일어로 '새로운 경비대'라는 뜻이다. 뜻대로 원래는 프로이센 왕실 경비대 겸 나폴레옹과의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건축한 곳이었으나, 1차 세계대전 패배 후에는 1931년부터 전쟁희생자를 위한 추모의 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 외관은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칼 프리드리히 싱켈이 디자인하였다. 한낮인데도 많은 학생과 관광객들이 노이에 바헤를 찾았으며 우리도 조용히 그 안쪽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 나온 깊은 탄식.
들어가면 제일 먼저 피에타상이 보였다. 늙은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품에 꼭 안고 있는 형상이 가슴을 먹먹하게 해서 추모관 안은 깊은 정적으로 가득 찼다.
피에타상은 독일의 케테슈미츠 콜미츠의 작품으로 조각상 바로 위의 천정은 뻥 뚫려있다. 나는 처음에 이게 전자식으로 기동이 되는 거라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자동으로 뚜껑(?)이 닫힐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그냥 정말 뻥 뚫려있다. 유리막 같은 거로 가린 것도 없이 뚫려있어서 비가 오면 피에타상은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는 형상이 된다고 하였다. 아... ㅠㅠ
그리고 내가 간 시간이 2시 조금 넘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빛의 위치가 사선의 방향으로 되어있었는데 아마도 정오쯤 가면 햇빛이 바로 위에서 피에타상을 내리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누가 정오쯤 가셔서 어떤지 알려주셨으면...)
작은 추모관. 그리고 그 가운데 묵직한 조각상. 이곳에서 나와 동행은 한동안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오랫동안 전쟁의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를 할 수밖에 없었다. 우연한 계기로 가게 되었지만 정말 좋았던 노이에 바헤. 베를린의 주요관광지들과 멀지 않으니 근처를 가시는 분들은 꼭 들렀다 오시기를...
나오는 길에 각국의 언어로 설명이 된 설명문을 보았는데 아쉽게도 한국어가 없었다. 일본어도 있었는데!! 재능 기부라도 해서 한국어 설명문을 추가하고 싶었는데 어디다 연락해야 할지 몰라 그냥 발길을 돌렸다. 한글로도 설명문이 추가되어서 보다 많은 한국분이 보셨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다. 생각난 김에 어떻게 하면 추가할 수 있는 지를 좀 알아봐야겠다.
노이에 바헤는 이곳에 있습니다!
노이에 바헤((Neue Wa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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