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의 유럽 여행기

[베를린]슬픈 역사의 한쪽을 들춰보다. -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 Berli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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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슬픈 역사의 한쪽을 들춰보다. -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 Berlin)

MilkNHoney 2018. 7. 15. 01:10

독일엔 참 다양한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건축양식을 장식하는 것은 '유대인 박물관' 일 것이다. 그런 유대인 박물관을 둘 다 건축학도가 아닌지라 건축물을 보고자 하여 간 곳은 아니었고, 이미 베를린 장벽(http://89days.tistory.com/17)과 노이에 바헤(http://89days.tistory.com/19)를 본 이후에 급격하게 관심을 끌게 되어 가게 된 곳이었다.



유대인 박물관 외관. 처음엔 Welcome to Jerusalem이라고 쓰여 있는 간판이 너무 커서 '기독교 박물관'인 줄 알았다. (...)





성인 1인의 입장료는 8유로. 들어가기 전엔 비싸다는 느낌이었지만,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난 이후에는 전혀 비싸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던 금액이다.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건물 모양에 따라 전시되어있는 관을 하나씩 돌게 되는데, 처음 관람 순서에 따라 입장하게 된 곳은 사방이 캄캄한데 천정에 있는 창으로 들어오는 빛과 회전하는 조명 하나가 일정 시간에 맞춰 움직이며, 거기에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거울 오브젝트가 천천히 돌고 있는 텅 빈 방이다. 효과음이 사람의 비명같게도 느껴져서 유대인들의 처절함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였다. 들어가는 순간 가슴이 먹먹하고 침묵할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다음의 전시관으로 향하는 동안 유대인들의 탈출상황, 탈출과 함께 보내져 온 대답없는 편지. 당시에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사진,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유품 등이 쭉 진열되어있었다. 영어로도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읽는 내내 안타까운 한숨과 함께 마른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주한 홀로코스트 타워. 천정에서 나오는 오직 자연광 하나로만 사방을 구분할 수 있는 캄캄하고 높은 타워이다. 가스실에 들어간 유대인들의 답답함과 두려움이 과연 이런 것이었을까? 우리는 그 심정을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다시 수많은 전시물을 뒤로 하고 쭉쭉 나아가다 보면 The Garden of Exile을 만날 수 있다. 추방, 망명의 정원이라고도 하는데 49개의 기둥은 다 의미가 있어서 가로 세로 7열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7일 째에 안식을 취해야 하는 유대인의 역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49는 48+1을 의미하는데 48을 이스라엘이 국가를 건립한 1948을 의미하고 거기에 1은 베를린을 의미하여서 49개라고 한다. 이런 상징을 반영한 것도 그렇고 자연광이 들어오는 위치와 빌딩의 구조 하나하를 독특하게 건축한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듯 하였다. 



이곳을 둘러보고(보통은 이 정원을 먼저 보고 홀로코스트 타워를 보는 순서라고 하는데 우리는 어쩌다가 홀로코스트 타워를 먼저 보고 이곳을 둘러보게 되었다;;;) 다시 안으로 들어온 뒤 가보지 않은 2층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곳은 예술작품등이 전시되어있는 공간도 있었지만, 유대인 박물관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하나 있다. 



바로 Memory Void. 이곳은 카디쉬만이란 아티스트가 설치한 Shalekhet (Fallen Leaves) 가 포함되어 있다. 무겁고 둥근 철판을 잘라 만든 1만 개 이상의 얼굴이 1층 바닥을 덮고 있는 설치물이다. 이곳을 밟으면 나는 소리가 희생당한 유대인들의 비명이라고...... ㅠㅠ


보는 내내 먹먹하고 묵직한 마음이 될 수 밖에 없는 유대인 박물관. 희생당한 그들을 절로 추모하는 마음과,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슬픈 역사의 한쪽을 전 세계인을 향해 보여주고 있는 독일인들에 대한 경외심이 생겨나면서 마음이 참 복잡미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답답하고 슬픈 마음은 박물관 한쪽에 마련된 정원에서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을 맛보며 잠시 쉬어갔다. 




기념품 샵에서 살 수 있는 종이 공예품. 유대인 박물관의 독특한 형태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게 해놨다.


아프고 슬픈 역사지만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아니 굳이 역사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건축학 적으로 꽤나 의미있는 건축물을 둘러보고 온다는 마음으로 방문하면 좋을 유대인 박물관. 베를린에 오신다면 둘러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유대인 박물관은 여기에 있어요!


Jewish Museum Berlin

https://www.jmberlin.d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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