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의 유럽 여행기
[베를린카페]독일엔 아메리카노가 없다?! 본문
동행과 나의 여행의 공통점이 있다면
1. 자연을 좋아한다는 것
2. 커피를 좋아한다는 것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우리 둘은 싸고 맛있는 유럽 커피를 찾는 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우리가 늘 마시는 메뉴가 없다.
바로 '아메리카노'.
어느 커피숍을 가나 메뉴는 거의 같았다.
에스프레소
에스트레소 마끼아또
라떼 마끼아또
.
.
.
눈 씻고 찾아봐도 아메리카노라는 메뉴는 없었다.
유럽이니까 당연히 저런 이름으로는 없겠지만, 비슷한 메뉴라도 있어야 할 텐데??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대부분 커다란 라떼컵에 찰랑거리는 거품과 함께 하는 카푸치노와 라떼를 즐기거나 코딱지만한 작은 컵에 홀짝대는 에스프레소가 전부였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커피 크레마'가 아메리카노에 흡사한 메뉴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당시는 정말 멘붕이다. 심지어 한여름에 다들 뜨거운 커피를 마셔댔다;;;)
우리가 베를린의 유명 관광지인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를 보러 나간 날씨는 섭씨 30도.
습하지 않은 쨍한 더위 아래에서, 심지어 그늘막도 없는 그곳을 돌아다니던 나와 동행은 정말 간절히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그리웠다.
날짜선택을 잘못했다고 후회했지만 온 걸 어쩌랴... 보고 가리라,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그 유명한 '형제의 키스'
베를린인 걸 잘 모를 수도 있어서 괜히 한 장 찰칵
목은 바짝 타들어 가고 머리는 까질 듯이 뜨겁고, 다리는 탱탱 부은 나는 구글 지도에서 카페를 검색해 내 가까이에 있으면서도 평이 나쁘지 않은 작은 커피숍을 찾아갔다. 이름은 '19gram Tres Cabezas Berlin'
흡사 사막의 오아시스과도 같이 느껴졌던 커피숍 간판
우리가 지친 얼굴을 하고 들어가자마자 브리짓 존스 일기의 브리짓을 닮은 여주인이 바로 웃으면서 말했다.
"We have ICE!"
"Wow! That's coooool!"
동행과 나는 주저 없이 카페 룽고를 아이스로 시켰다. 아이스 카페 룽고의 가격은 단돈 2.5유로.
감격의 '아이스' 카페 룽고. 너무 기뻐서 초점도 다 날린 사진(...)
폐점시간이 가까운 시간에 간지라(유럽은 금요일에는 평소보다 빨리 문을 닫는다)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작은 가게는 이미 외지인 손님으로 바글바글.
그들을 시종일관 미소로 상대하는 주인장의 유쾌한 언변과 몸짓에 나도 모르게 계속 흐뭇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독일어보다는 영어 쓰는 억양과 뉘앙스가 자연스러운 것을 보니 아무래도 영어권에서 넘어오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주인장이 키우는 애완견 '루디'
카페 내부의 모습. 안쪽으론 테이블이 몇 개 있긴 한데 대체로 작았다.
폐점시간이 가까운 시간에 간 지라(유럽은 금요일에는 평소보다 빨리 문을 닫는다)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작은 가게는 이미 외지인 손님으로 바글바글.
주인장의 유쾌한 언변과 몸짓에 나도 모르게 계속 미소짓고 보게 되었다. 독일어 보다는 영어 쓰는 억양과 뉘앙스가 자연스러운 것을 보니 아무래도 영어권에서 넘어오신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카페 외관의 모습
더운 날 갈증을 풀어준 맛있는 아이스 카페 룽고. 그리고 브리짓 같이 활달하고 명랑했던 여주인.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를 간다면 이곳에 한 번쯤은 들러보시길!
일단 영어가 잘 통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있다! 할렐루야!!
위치는 아래 지도 참조!
19grams/Tres Cabezas Coffee Roastery
Karl-Liebknecht-Str. 13, 10178 Berlin
덧. 여행을 오래 하면서 추가로 알게 된 것인데, 커피숍마다 이름은 다 다를 수 있으나 대략 filter kaffee나 cafe creme, 혹은 그냥 kaffe같은 메뉴를 시키면 아메리카랑 흡사하다. 다만 아이스는 없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스타벅스를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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