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일의 유럽 여행기

[프라하]웅장함의 끝판왕 - 성 비토 대성당(Katedrála svatého Víta) 본문

여행이 남는 것이다!

[프라하]웅장함의 끝판왕 - 성 비토 대성당(Katedrála svatého Víta)

MilkNHoney 2018. 8. 18. 22:46

체코 프라하에는 총 5일을 있게 되었지만, 구시가 쪽 숙소에서 2일, 외곽쪽에서 3일을 지내야 하는 거라, 실제로 구시가를 둘러볼 시간은 이틀밖에 없었다. 구시가 자체가 워낙 작아서 하루만 봐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규모였지만, 걸어서는 약 40분여를 올라가야 하는 프라하성과 성 비토 대성당(성 비투스라고도 불린다)은 거리가 조금 있는 지라 트램을 타고 올라가 쭉 둘러보고 내려올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성 내부를 둘러보는 것이 꽤 덥고 힘들겠다 싶었는데, 다행인 건지 점점 구름이 하늘을 덮는 날씨라 생각보다는 시원하게 둘러볼 수 있었다. 트램에는 우리같은 관광객이 많아서 목적지 역에 도착하면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곳으로 함께 이동하면 된다. 그러면 작은 정원 쪽을 지나가게 되고 멀리서 프라하성 안에 위치한 성 비토 대성당의 웅장한 모습이 등장한다.


멀리서 바라본 성 비토 대성당. 웅장하다.


조금 더 올라가면 감시초소가 보이고 여길 넘어가서 광장 왼쪽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표를 구매하여 들어가야 한다.


늠름한(?) 근위병의 모습


내가 산 티켓은 비투 성당과 프라하 성 일부를 둘러볼 수 있는 B패키지



표를 사고 맞은편으로 걸어가다 보면 엄청난 고딕 양식의 커다란 문이 정말 갑자기(!) 나오게 된다. 여기가 바로 성 비투 대성당의 측면 문이었다. 폰 카메라로는 화각에 다 담기지 않는 크기를 자랑한다. 



측면을 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돌다 보면 그 유명한 남쪽 시계탑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여기가 정면이라 인증샷을 찍으려 하는데, 역시나 카메라 안에 다 담기지 않아 수많은 관광객이 눕방으로 사진을 찍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참고로, 나도 누워서 동행의 사진을 찍어줬다. 



아이폰 화각의 한계 ㅠㅠㅠㅠ

 

겉에서 충분한 인증샷도 찍었겠다, 이제는 내부를 둘러보러 가기로 한다.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는 측면 측에 따로 있으며 많은 사람이 길게 줄을 서 있으니 그곳에 줄을 서 있다가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성당 내부가 워낙 커서 많은 인원을 수용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참고로 표를 사지 않았으면 입구 안쪽까지는 들어갈 수 있지만, 더 깊은 안쪽 즉, 얀 네포무츠카 주교의 은으로 만든 무덤과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없으니 표를 구매해서 들어가기로 하자.



스테인드글라스가 어찌나 많고 화려한지 찍다가 지쳤다... 그러다가 유독 다른 스테인드 글라스와는 다른 느낌의 창이 발견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아르누보 화가의 대표주자 알폰스 무하의 작품이다. 글라스를 하나하나 이어붙여 만든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은 무하가 유리창에 직접 그려서 가공한 것이라 다른 작품들과도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다른 화풍과 느낌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도 무하를 좋아하기도 하고.


스테인드 글라스와 대성당의 곳곳을 장식한 조각물들을 보고 지나가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멈춰서있는 거대한 은색 관 같은 곳이 보인다. 바로 이것이 얀 네포무츠키 주교의 무덤이다. 왕비의 고해성사를 왕이 추궁함에도 불구하고 전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억울하게 블타바강에 빠져 죽게 된 주교는 어느날 강에 별 5개가 보이며 시체가 떠올랐다고 해서 그의 조각상 어디든 별 5개가 장식되어있다. 이 은관은 실제로 은을 약 2t 정도 사용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사진으로는 느낌이 살지 않는데, 실제로 보면 화려하기 짝이 없다.


별 5개의 성인의 조각상이 보이면 무조건 얀 네포무츠키이다.


카를교에도 얀 주교의 동상이 있다. 정면샷은 아니지만 성 비투 대성당과의 조화가 이쁘니 한 컷 올려본다.


대성당이 웅장해봤자 얼마나 웅장하겠어에 대한 생각과 이제까지 수많은 궁전과 성당들을 봐왔는데 과연 그것들을 뛰어넘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었지만, 성 비토 대성당은 그런 나의 고민이 무색해지게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 그리고 건축을 시작한 후부터 바뀌는 시대양식에 따른 각각 다른 건축양식을 품고 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은 놀라운 성당이었다. 성 비토 대성당을 둘러싸고 있는 프라하 성이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멀리서 바라보는 프라하성과 성 비토 대성당도 좋았지만, 가까이에서 내부를 둘러보며 감상하는 것도 꽤 즐거웠다. 오히려 가까이서 보니 그 진가를 더 느꼈을 정도로.


덧. 성 비토 대성당과 프라하성을 본 뒤 뒤쪽에 위치한 스트라호프 수도원을 꼭 방문하자! 스트라호프 수도원에서 만든 IPA 맥주도 맥주지만 내려다보이는 프라하 시내의 전경이 정말 속된 말로 끝내준다. 관광 후 지친 몸을 IPA 맥주와 멋진 경치와 함께 풀기를!


수도원 가는 길이 고될 때 타면 좋다.스트라호프 수도원 가는 길


수도원에서 바라본 프라하 전경. 왼쪽의 첨탑이 성 비토 대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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